<루이스 웨인 : 사랑을 그린 고양이 화가(이하 루이스)>의 포스터와 보도자료를 보고 느낀 첫 인상은 따뜻한 러브 스토리겠구나, 였다. 시사회를 신청한 것도 따뜻한 영상미를 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 때문이었으리라.
영국을 대표하는 두 배우, 클레어 포이와 베네딕트 컴버배치가 그려낼 실화를 바탕으로 한 러브 스토리에 대한 상상은 무지개 저 너머의 세상을 상상하는 것 만큼이나 설레고 즐거웠다. 막상 뚜껑을 연 <루이스>는 어떤 천재 화가의 잔잔한 러브스토리 같은 이야기가 아니었다.
일단 <루이스>는 어쩐지 고전 영화를 보는 것 같은 느낌으로 시작한다. 영화의 타이틀 디자인과 좁은 화면 비율, 빈티지한 영상의 색감이 1950년대 제작된 영화를 보는 듯 했다. 따스한 색감 속에서 영화의 초반은 예상대로 흘러가는 듯 했다.
귀여운 고양이 피터가 등장하기 시작할 때 ‘드디어 이 영화의 진정한 주인공이 나오는군!’ 하며 반가운 마음으로 그의 등장을 기뻐하고 있었다. 올리비아 콜먼의 내래이션도 동화같은 분위기에 한 몫 했다. 그러나 총 천연색의 영화는 반전을 맞이한다. (실화가 바탕이니까 반전이 아닌가?)
영화 속 루이스의 아내 에밀리의 푸른색 숄을 시작으로, 푸른색은 이 영화의 분위기 자체가 되어버렸다. 루이스 웨인의 감정을 따라갈 수 밖에 없는 강렬한 전개 형식은 영화 전체를 초고온의 불빛처럼 푸른색으로 보이게 했다.
루이스가 느끼는 전기 신호도 푸른색이었고, 루이스의 반복되는 기억 장면들도 푸른색에 가까웠다. 루이스의 인생을 따라가는 내 마음도 차가운 푸른색으로 변하고 있었다.
색감을 배제하더라도, <루이스>는 결코 쉽지 않은 인생을 살았던 어느 예술가의 전기를 그리기 때문에 동화 같지 않다. 그의 영원한 뮤즈인 고양이들의 화풍 변화를 보면 점점 묘해진 그의 정신 세계를 유추할 수가 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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